점심은 송탄부대찌개였다. 평소 나는 온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나, 부대찌개 앞에서만큼은 주장이 강하다. 송탄식 부대찌개는 기본 건더기가 많은 계열이므로 3인분에 별도의 추가 사리 없이 라면사리만 두 개를 넣는 ‘더블사리부대찌개’ 가 내 취향이다. 덕분에 ‘이게 라면이냐’는 비아냥을 듣긴 했으나 꼬들꼬들한 면발로 시작된 즐거운 점심을 마쳤다.앞치마 벗는 사이에 덩치보다 상당히 민첩한 속도로 우*원님이 계산을 마쳐버렸다. 밥을 얻어먹은 게 되어 버려 커피를 내가 샀다. 평소 나는 순종적이기 그지없는 사람이나, 오늘만큼은 현대차가 전시된 커피빈 매장을 가자며 리더십을 발휘했다. 신형 투싼 실내를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. 지난달 초쯤에 1차 시승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었다. 신형 투싼은 2층에 전시되어 있어서 애써..
안 읽더라도 집에 책을 쌓아놓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. 그 얘기를 한 사람이 운전하는 차 앞으로 끼어들어서 급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. 켜켜이 쌓인 일상의 부산물과 늘어난 책들 때문에, 내 서재(라고 주장하는 작은 방)가 이제는 더 이상 책을 수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. 다 읽지 못한 책이 열에 아홉이라 버릴 수도 없다. 나 혼자 만족하겠다고 사재끼는 책 무게로 지은 지 22년도 더 돼가는 아파트에 하중을 더하고 싶지 않다. 고심 끝에 큰 결정을 내렸다. 전자책 리더를 사기로. 결승에서 맞붙은 건 크레마 그랑데와 페이퍼 프로였다. 페이퍼 프로는 리디북스 단말이라는 점이 상당한 장점이자 단점이었다. 얼마 전 밀리의 서재 구독권 이벤트로 체험을 해보고, 밀리의 서재를 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..